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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산업기술연구조합 설립 4년, 성과와 과제
  • 관리자
  • 2010-08-16 14:00:55 (조회 : 4,166회)

- '중기 중심 공동기술개발 성공적 정착'

- 총 500억원 규모 5개 기술개발 프로젝트 수행


아이디어 발굴 한계 , 일부 기업에 국한된 참여 등 과제도


중전기기 업계의 차세대 기술개발을 선도하겠다는 야심찬 포부 속에 탄생한 한국전기산업기술연구조합(이사장 김준철)이 어느덧 창립 4년을 맞았다.
전기 분야의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을 강화하고 미래 신기술개발과 관련한 중소기업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동시에 산·학·연 공동 기술개발 협력사업을 종합적·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닻을 올린 전기산업기술연구조합은 그동안 굵직한 대형 국책과제를 수행하며 업계 기술개발의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전기산업기술연구조합 4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 등을 짚어봤다.


◆어떤 일 해왔나= 2006년 전기산업진흥회는 정기총회에서 공동기술개발사업을 추진키로 정식 의결한다.
이후 회원사의 기술협력 및 연구인력 실태조사, 국책과제 수요조사와 기획을 위한 업계 CTO 간담회 등을 거쳐 같은 해 5월 연구조합 설립추진 협의회를 구성·운영하게 된다.
6월 발기인대회를 거쳐 7월 창립한 ‘한국전기산업기술연구조합’은 마침내 8월 30일 과학기술부로부터 공식 설립인가(2008년 2월 지식경제부 이관)를 받게 된다.
▲산·학·연 공동 R&BD(비즈니스모델) 협력기반 구축 ▲전기분야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 기반강화 ▲중소기업의 대형 미래 신기술 개발 참여기회 확대 등을 청사진으로 내건 전기산업기술연구조합은 첫 작품으로 2006년 9월 ‘친환경적 임베디드 VI Pole 개발’ 과제를 수주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지난해 3월 완료된 이 사업은 ‘공동개발, 기술 공동소유’라는 대원칙 속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며 새로운 기술개발 성공 모델을 구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과제를 통해 탄생한 SF6 가스 대체를 위한 전용 콤팩트 VI((Vacuum Interrupter) 및 임베디드 Pole은 올 하반기부터 실제 사업화가 이뤄져 친환경 고체절연 전력기기의 핵심 기술로 활용될 전망이다.
2007년 연구조합은 ‘마이크로그리드용 통합에너지 관리시스템 개발 및 실 사이트 적용기술 개발’ 과제와 ‘차세대 친환경 중전기기 초고압 핵심부품 및 절연물 기술개발’ 과제를 잇달아 수주하며 중전기기 미래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이 중 초고압 핵심부품 개발 프로젝트는 올해 6월 400kV급 차세데 케이블 종단 접속재와 초고압변압기 내부 권선용 절연물을 국산화 하는 등 목표를 완료하고 상용화에 돌입한 상태다.
마이크로그리드 프로젝트는 현재 2단계로 2013년까지 마이크로그리드 실증단지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3월 연구조합은 이(異)업종간 공동기술개발을 실현할 ‘중전기기 IT 표준 적합성 임베디드 H/W칩 개발’ 과제, 5월에는 ‘친환경 기반 송변전용 디바이스 상용화 기술개발’ 과제를 연이어 수주하며 업계 기술개발을 선도하는 조직으로 위상을 높였다.
임베디드 하드웨어 칩 개발 프로젝트는 중전기기의 필수규격인 IEC61850을 하나의 SoC 칩에 내장해 관련 규격을 적용한 중전기기의 개발과 적합성 인증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송변전용 디바이스 상용화 기술개발 과제는 HVDC 500kV 절연디바이스·금구류의 국산화, SF6 가스를 60% 저감한 245kV 수출형 스위치기어, SF6 Free 29kV 스위치기어, 녹색에너지 전송 내진동형 전력전송 디바이스 개발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동개발 인프라 구축 최대성과, 미래 역할 ‘딜레마’= 연구조합이 지난 4년동안 거둔 최대의 성과는 중소기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공동 기술개발’ 모델을 정착시켰다는 점이다.
흔히 ‘무한경쟁, 무한난립’으로 표현되는 중전기기 시장에서 ‘유용하고 창조적인 충돌(useful and creative collision)’, 즉 이업종간 또는 동업종간 공동기술개발에 중전기기 업계에서도
결코 꿈이 아니라는 것을 연구조합이 증명한 셈이다.
업계에서 발굴한 과제는 모두 수주하는 등 가시적 수주실적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4년간 과제 수주 금액만 500억원에 육박한다.
반면 연구조합의 미래와 관련해 딜레마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연구조합이 그동안 수행하거나 수행 중인 국책과제 5개에는 그동안 총 38곳(중복 포함)의 산·학·연이 참여했다. 이중 중소기업은 22곳이다.
이 때문에 연구조합의 기술개발이 일부 기업에 국한됐다는 지적도 나오는 게 사실이다.
기술 제안과 관련한 낮은 참여도와 아이디어 발굴 자체의 어려움도 숙제다.
통상 국책과제의 경우 기술기획에만 1년 이상이 소요될 정도로 녹록치 않은 작업이다.
더구나 ‘Top Down’ 방식이 아닌 ‘Bottom Up’ 성격의 연구조합 국책과제는 출발단계부터 기업, 특히 중소기업의 참여가 필요충분조건이다.
그러나 중전기기 업계는 다양한 기술제안과 인적 네트워크, 기술개발에 대한 열정이나 경쟁의식이 타 업종에 비해 현격히 낮다는 게 뼈아픈 현실이다.
매년 연구조합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술 수요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곳은 10개 내외에 불과하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처럼 기술제안이 넘쳐나는 업종에 비해 과제 발굴 단계부터 커다란 벽에 부딪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연구조합은 미래 역할과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시점에 놓이게 됐다.
김문식 연구조합 사무국장(전기진흥회 기술본부장)은 “외연적으로 연구조합의 지난 4년은 만족할 만하지만 일부 기업의 참여에 국한된 것은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업계에서 발굴할 수 있는 대형 기술 과제도 더 이상 찾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는 연구조합의 미래 방향에 대해 완제품 보다는 부품·소재 위주의 기술개발, 표준화 사업 등을 꼽았다.
그는 “중전기기 부품 소재의 수입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며 “완제품보다는 부품 소재와 관련한 기술 연구, 중복된 아이템을 표준화시켜 보급하는 역할에 앞으로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김준철 전기산업기술연구조합 이사장

“4년이 세월이 흘렀다니 감개무량합니다. 처음 연구조합 얘기를 꺼낼 때만 하더라도 과연 우리 현실에서 제대로 운영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많았어요. 연구조합은 지난 4년동안 동업종·이업종간 집단 연구모델을 지향하며 숨차게 달려왔습니다.”
김준철 전기산업기술연구조합 이사장(전기산업진흥회장)은 연구조합이 기술개발의 집단화와 복수화를 추구하는 ‘핀란드 모델’을 지향하며 성장해온 것에 대해 대체로 만족스럽다고 운을 뗐다.
“그동안 ‘기술개발’이라고 하면 혼자서 몰래 진행하고 성과를 독식하는 것이 관행이었죠. 연구조합은 산학협력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의 집단화, 복수화를 시도했던 신선한 실험이었습니다.”
중전기기 업계의 기술기반을 확보하고 학계·연구계·중소기업을 연결하는 기본 채널을 구축하며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점도 연구조합의 주요 성과라 할 만하다.
김 이사장은 그러나 한편으론 마음 한구석에 허전함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기술개발 과제에 제한적인 일부 중소기업들만 참여하다보니 전체적인 외연 확대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중소기업에서 기술개발 아이디어가 창출되기 어렵고 중견·중소기업의 R&D 인력이 부족한 현실, 투자의 피드백에 대한 불안감 등이 맞물리면서 중소기업의 참여가 다소 저조했다”며 “대기업과 함께 개발할 아이템에 대한 아이디어의 빈곤은 지금도 연구조합의 숙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최근 대기업조차도 공동기술개발에 대한 마인드가 점점 빈곤화되는 모습은 우려할 만하다고 걱정했다.
이 때문에 그는 이젠 국내를 벗어나 국제적 공동 연구개발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난달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전기제조업단체연합회(FAEMA) 포럼에서 인도와의 조인트 R&D 협력과 기술 인력의 교환 등을 제안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김 이사장은 “공동 기술개발도 진행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홀로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할 수 있겠느냐”면서 “기업 오너의 R&D 의지가 무엇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중소기업의 연구조합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오랜 연혁과 숙련된 기술력을 보유한 장수기업, 고참기업에 가점을 주는 방식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신설기업이 장수기업보다 R&D 지원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는 구조를 꼬집는 얘기다. 장기적으로 깊이 있는 기술개발이 가능한 능력있는 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것이 시장 난립을 막고 중복과잉투자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연구조합 4년의 성과에 대해 “B학점 정도는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수주실적만 놓고 보면 10년에 걸친 과제를 따냈다는 후한 평가가 나오는 것에 비해선 다소 인색하다.
여기에는 다양한 기술제안과 인적 네트워크 구성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반성이 담겨있다.
김 이사장은 “여전히 연구조합의 역할과 업무에 대한 홍보가 덜 돼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동업종간 또는 이업종간 ‘창조적 충돌’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나서는 보다 연구조합을 활성화시키려면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앞으로 10년 뒤 연구조합이 부분적으로라도 ‘연구소’로 탈바꿈하는 모습을 봤으면 한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 연구조합 4년을 이끌어 온 스텝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앞으로도 업계의 기술기반을 확보, 지적재산권 방어, 산학연 윈-윈 체제 구축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자료원 : 전기신문 / 송세준 기자 (21ssj@electimes.com) / 2010-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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